MYARTS

  • 작가명 : 안창홍,  아크릴릭,pigment ink ,유화 136 x 346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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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설명
맨드라미 꽃밭은 선바위 마을 작업장의 뜰 안에 있다. 언젠가 자연을 그리겠다는 생각을 실제로 옮기면서 작업실 앞마당을 가꾸기 시작했다.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2,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그동안 꽃 한 송이가 나고 자라 소멸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명들과 요소들이 뒤엉켜 치열하게 터를 잡아가는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마치 인간의 세상사를 옮겨 놓은 듯 말이다. 어렵게 이루어진 꽃밭을 바라보며 그가 가장 그리고 싶었던 대상이 맨드라미꽃이었다. 맨드라미는 식물보다 동물에 가까운 느낌으로, 원초적이고 강렬한 붉은 빛, 좌우비대칭의 형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억센 줄기, 다양한 색의 잎들 그리고 시들어갈 때 온몸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듯 처연하기까지 하다.그가 이 그림을 그리던 2014년에는 말레이여객기 피격, 파키스탄 탈레반의 교사와 학생들을 향한 무자비한 테러, IS의 이라크 모술 점령, 오랜 내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에라리온의 에볼라 창궐 등 전 세계적으로 비극적인 사건들이 가득했던 한해였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가혹했던 세월호 사건은 이 땅의 어른으로서 자괴감, 부끄러움, 분노 등의 감정이 복잡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뜨거운 여름 내내 고스란히 맨드라미 꽃밭에 실어졌다. 그동안 작가가 주로 익명의 초상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그 안에서 고통 받았던 사람들의 상처를 비판적으로 드러냈던 것처럼 맨드라미 꽃밭 역시 이 잔인한 현실에 대한 고발이자 영문 모르게 희생된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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